제주의 자연을 걷다 - 4. 천천한 걸음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
요즘 부쩍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하루하루가 참 빠르게 흘러가더라고요.
아침마다 오름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고는 있지만 그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것을 잠시 멈추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마음을 들여다보는 산책과 컨디션 관리 걷는 이야기를 다시 전해드릴까해요.
아침에 멀리가는 것도 좋지만 집이랑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비자림이 있어서 다녀와보았어요.
비자림은 아침 9시 부터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일찍 움직여야 하는 날은 갈 수가 없지만 이 날은 쉬는날이기도 했고 날씨가 선선해서 오랜만에 집에 온 동생도 함께다녀왔는데요.
🌳 비자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 시간
항상 낮에만 가다가 이른 아침 다녀왔던 비자림은 평소보다 더 깊고 고요한 느낌을 주었는데요.
발밑으로는 제주를 대표하는 화산송이들이 쫙 깔려있고, 머리 위로는 울창하게 뻗은 비자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소리라고는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와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뿐. 물론 공사중인 곳이 있어서 공사소음도 아주 조금 있기는했어요.
잠시나마 도시의 소음과 바쁜 생각들을 내려놓고 숲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귀 기울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 비자림의 중심, 새천년 비자나무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멈추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요.
바로 비자림을 대표하는 ‘새천년 비자나무’예요.
이 나무는 수령이 8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자림의 대표 보호수예요.
2000년을 기념하며 붙여진 이름답게 지금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숲을 지키고 있어요.
높이 14m, 둘레 6.1m. 숫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존재감이
그 앞에 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전해져요.
나무 앞에서 숨을 고르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았는데요. 한 번씩 가서 본 적 있는데 볼때마다 정말 그 대단함이 느껴지는 것은...
⚠️ 참고: 일부 구간은 공사 중이에요
이번에 걸으면서 보니
비자림 내부에 일부 구간이 공사 중이었어요. 통행이 제한되거나 길이 막히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공사 장비나 작업 구역이 있어 풍경을 온전히 즐기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산책로는 대부분 문제없이 이용 가능하고,
새천년 비자나무까지는 편안하게 도달할 수 있었어요. 방문 예정이시라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 비자림 기본 정보
- 위치: 제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산137-1
- 운영 시간: 09:00 ~ 18:00 (입장 마감 17:30)
- 입장료: 성인 3,000원 / 청소년·어린이 할인 (제주도민은 신분증 제시하면 무료랍니다.)
- 산책 거리: 약 2.2km 원형 숲길 (편도 기준 약 40분~1시간)
- 주차장/화장실/쉼터: 모두 구비되어 있어 편리함
🌿 오늘의 작은 명언
아침에 더 오래 잘 수도 있었지만,
그 짧은 산책 시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나를 꺼내주는 작은 틈이 되어줘요.
숲길을 걸으며 쌓였던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기도 하고,
가파른 오름을 오를 때는 머릿속의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지금 이 순간, 한 걸음에만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해요.
그렇게 걷는 동안 몸도 마음도 조금씩 정돈되는 걸 느끼는 것 같아요
"나는 걷는다. 그러면 생각이 걷힌다."
– 소렌 키르케고르 (Søren Kierkegaard)
덴마크 철학자가 남긴 말로, 걷는 행위가 마음을 맑게 하고 생각을 정리해준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럼 저는 이만